23년 회고

올해가 끝나가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내 생각을 정리하고 싶었다.
매일매일 생각과 기분이 변하고 있는 시점이라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막막하기도 하다.

23년 정리

올해는 개인적으로 다사다난하기도 했다. 지금 막 생각나는 것들을 풀어 놓아보자면..

  1. 작년 말 시작했던 프로젝트의 마무리
  2. 2번째 프로젝트의 시작과 마무리
  3. 3번째 프로젝트의 시작과 거대해짐

작년에 새 회사로 이직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과 편안한 직장 생활을 누리던 차에 갑작스런 조직개편과 조직장의 변경, 기존 팀장의 퇴사(회사의 압박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로 나의 회사 생활도 많이 변했다.
어찌됐든 내가 좋은 일만 하는 것이 월급쟁이의 삶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고 기존 함께 일하던 사람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그리고 약 2개월 후 기존 팀장이 물러나면서 새로온 팀장이 우리의 프로젝트를 무산시켰다.

이때부터 시작된 것 같긴 하다. 이 팀장은 본인의 의견이 아닌 윗 분들의 의견인 마냥 남을 비판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를 위하는 것처럼 포장하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겼다. 우리가 하던 도메인과 전혀 다른 일을 이때부터 하게 된 것이다. 이때만해도 난 업무 도메인에 대한 욕심은 없었기 때문에 큰 거부감은 없었다. 새로운 프로젝트의 리드를 맡게 되었고 2명의 동료가 생겼다.

우선 내가 맡게된 프로젝트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아주 신규 프로젝트는 아니었다. 약 2~3개월 정도 준비하는 과정을 밟았던 프로젝트였고 조직 개편으로 이 멤버들이 다른 조직으로 넘어가게 됨과 동시에 이 프로젝트의 진척사항이 좋지 않았다고 판단한 팀장의 판단으로 나를 여기에 투입시킨 것이었다. 아무튼 23년 회고 과정이니 이런 과정은 생략하고.. 결론적으로 잘 마무리한 프로젝트였다고 생각한다. 사실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프로젝트 마무리 약 2주 전에 어느정도 완료되었다고 판단한 팀장은 나를 또 다른 프로젝트에 투입시켰다. 이 과정에서 신규 멤버 한명을 기존 프로젝트에 투입시켰고, 함께 일하던 동료 1명과 나는 새로운 프로젝트로 넘어오게 되었다. 이렇게 나는 함께 일하던 동료를 잃은 기분을 느꼈다. 잃었다는 기분 보다는 미안한 기분이 더 컸다.

그 다음 프로젝트는 아에 처음부터 기획해야 하는 프로젝트였다. 요구사항도 온전하지 않았다. 회사의 사정도 좋지 않았던 건지 새로운 시도를 해야 했던건지 외국의 개발회사와 함께 일을 해야 했다.
우선 설계를 열심히 했고 이런저런 시행착오들을 겪으며 요구사항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약 3개월정도를 부여받고 설계와 개발을 마쳐야 했고 약간의 일정 꼼수 노하우로 시간을 벌어 가까스로 완수했다.

이런 과정에서 같이 프로젝트를 하진 않지만 같은 팀원들이 겪는 고충들이 좀 있기도 했고 외국 개발회사의 리소스를 잘 활용해야 하는 미션들이 있었기도 해서 하나의 서비스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자의로 띄웠다. 이건 다른 사람들에게 짐을 덜어주기 위해 시작했기도 했고 괜히 같이 하자고하면 일을 주는 것 같아 나와 외국인 친구들만 구성하여 별동대로 진행하기도 했다. 이게 윗 분들의 귀에 들어가고 PO분들이 해결하고자 하는 고객 요구사항들과 얼추 잘 맞는 서비스가 되어버려서 점점 규모가 커져 올해는 회사에서 상을 받기까지 해버렸다.

이렇게 바쁜 나날을 보내는 과정에서 또다시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내가 만들고 있던 프로젝트들은 나름 요구사항들을 잘 충족시키고 있었는지 계속해서 추가 요구사항들이 나왔고 이에 따른 추가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난 사람이 필요하다고 얘기했지만 그건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고, 결국엔 협상(?)에 실패하고 그나마 있던 1명의 동료마저 잃었다. 이젠 함께 일하는 한국인 동료는 없다. 이 시점이 아마 9월쯤이었던 것 같다. 서비스의 규모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고 해야 하는 일은 늘어나고 있지만 아무도 해결해주고 있지 못했다. 나는 더이상 현 상황을 말하는 것을 포기하게 되었다.

그리고 연말이 되었고 조직개편, 서비스 이관 등의 이야기가 오가는 과정에서 내가 개발한 서비스들을 넘긴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내 의견을 물어보는데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지금까지 내 말은 철저히 무시하다가 이럴땐 나의 예 라는 답을 들어서 자신들의 면피책을 만들려는건가?’. 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 나도 더이상 여기에서 더이상 발전적인 일을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업무를 인수인계하면서 전배를 하겠다고 요청하였다.
전배 요청은 윗 분들한테 보고되었고 어찌저찌 이야기가 나오다가 팀장은 자리에서 물러나는 사건도 생겼다. (연관이 있다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새로운 사람이 팀장을 맡고 있는 상태이며, 나에게 잔류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긴 하다.
마음이 아에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은 채 나에게 요구만 하고 있으면 나도 어쩔 도리가 없긴 해서 철회하고 있진 않은 상황이다.

회고

이렇게 쭉 적어보니 내 기분 상태가 이래서 저렇게 밖에 적을 수 없는 상황인지, 저런 상황이어서 내 기분이 이런지 모르겠다. 아무튼 간단히 회고를 해보자면,

  • 올해 내가 수행한 업무들은 모두 리드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 솔직히 내가 열심히 산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 일을 하던 인생을 살던 사람은 오고 가는 것인데 너무 의미 부여를 하는건 아닐까
    • 처음 리드를 하는 시기였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 그래도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게 노력했었다
  • 내 프로젝트들은 그래도 모두 상을 받은 것 같다.
  • 올해 사실은 외부 활동들을 좀 더 열심히 하고 싶었다.

24년은?

23년을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지가 고민이 된다.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내가 계속 일을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내가 열심히 사는 이유는 편하게 살기 위함이다. 말에 어폐가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 저게 목표다. 난 그 누구보다 편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다. 하지만 나의 ‘편하게’는 ‘돈을 많이 벌면서’가 포함되어 있어서 돈을 많이 벌기 전까진 편하게 살기가 어렵다. 그래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전까진 열심히 살 수 밖에 없다.

난 사실 회사가 나에게 매력적인 비전과 목표를 제시해주지 못한다면 야근을 하면서까지 열정적으로 기여하고 싶진 않다. 내가 열심히 한다해서 거기에서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고 보상을 받지 못한다면 허무함만 느끼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는 일을 열심히 할 수록 사람을 잃기만 하는 해였다. 말 그대로 쓰레기 같은 한 해였다.

내년에는 책을 한 권 더 써보고 싶은데 구체적인 계획을 더 세워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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